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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애니메이션은 너무 잘 만들어져서 한 번 보는 것만으로는 그 진가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 이미 줄거리를 다 알고 있더라도,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보면 이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깊이와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작품들 중 일부는 중요한 반전과 관련된 미묘한 복선들을 미리 숨겨놓아, 그 반전을 알고 다시 보면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갑작스럽게 보였던 캐릭터의 성장이나 변화도 두 번째 시청에서는 전혀 급작스러워 보이지 않을 수 있는데, 이는 애니메이션이 처음 볼 때는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섬세하게 캐릭터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사골 우리듯 재탕하기 좋은 애니메이션 TOP 8
8. 진격의 거인
- 스튜디오: WIT / MAPPA
- 장르: 다크 판타지, 액션, 포스트 아포칼립스
진격의 거인은 볼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애니메이션의 대표적인 예다. 이 작품은 인류가 거대한 인간형 생명체인 ‘거인’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사투를 그렸다. 진격의 거인의 작가 이사야마 하지메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서사를 설계해 놓았기 때문에, 처음 봤을 때는 스쳐 지나간 디테일이 두 번째 시청 때 비로소 드러난다.
특히 특정 인물의 말투나 표정, 심지어 대사 하나까지도 두 번째 볼 때는 전혀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시즌 곳곳에 숨겨진 엄청난 양의 복선과 힌트를 발견하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7. 빈란드 사가
- 스튜디오: WIT
- 장르: 서사, 모험, 역사물
빈란드 사가는 바이킹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겉으로 보면 이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매력은 액션이나 잔혹한 전투 장면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피와 전투 속에 숨겨진 깊은 이야기는 인생에서 중요한 교훈을 던져준다. 빈란드 사가의 등장인물들은 매우 입체적으로 쓰였으며 뛰어난 성장과 변화를 보여준다. 시즌 2까지 전부 보고 나면, 시즌 1과 여정의 초반부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질 것이다.
6. 하이큐!!
- 스튜디오: 프로덕션 I.G
- 장르: 코미디, 스포츠, 일상
하이큐!!는 여러번 재탕할 때 진정한 매력을 알 수 있는 몇 안 되는 스포츠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은 고등학교 배구부가 3학년 선배들이 졸업하기 전에 전국 대회에 진출하고자 노력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개성 넘치는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함께 실제 고급 수준의 배구 기술과 전략까지 현실적으로 묘사해 호평받았다.
하이큐!!를 두 번째로 시청하면 히나타와 카게야마가 천천히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진정한 동료로 거듭나는 과정을 좀 더 세밀하게 볼 수 있다. 처음 볼 때는 두 사람의 태도가 크게 바뀌지 않는 것 같아서 캐릭터의 성장을 완벽히 알아채기 어렵지만, 다시 볼 때는 이들의 관계 변화가 미묘하고 자연스럽게 드러나 더욱 깊이 있는 재미를 준다.
5.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 스튜디오: 본즈(Bones)
- 장르: 소년, 슈퍼히어로, 액션, 판타지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는 인류의 약 80%가 ‘개성(Quirk)’이라는 초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사람들은 이러한 능력을 활용하여 히어로가 되어 악당과 맞서 싸운다. 얼핏 보면 단순한 히어로물 같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다른 작품에서는 쉽게 놓칠 수 있는 어두운 주제나 사회적 문제들도 진지하게 다룬다.
작품을 처음부터 다시 감상하면, 주인공 데쿠(Deku)가 지금의 위치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고난을 겪었는지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첫 번째 시청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캐릭터들의 섬세하고 미묘한 성장 과정을 새롭게 발견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4. Re: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 스튜디오: 화이트 폭스(White Fox)
- 장르: 이세계, 다크 판타지, 모험
Re: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Re:제로)는 최고의 이세계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주인공이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독창적이고 뛰어난 방식으로 그려진 작품이다. 주인공 나츠키 스바루는 죽을 때마다 특정 시점으로 돌아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많이 죽든 간에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이 절망적인 상황을 반복해야만 한다.
스바루는 계속되는 죽음과 좌절 속에서 극단적으로 변하게 되는데, 그로 인해 일부 시청자들은 스바루의 행동과 선택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Re:제로를 다시 보면 스바루를 바라보는 관점이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그의 성장은 결코 미묘하거나 숨겨져 있지 않지만, 워낙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기에 오히려 처음 볼 때는 그 깊이를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3.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 스튜디오: A-1 픽쳐스(A-1 Pictures)
- 장르: 코미디, 로맨스, 멜로드라마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는 아마 현존하는 로맨스 애니메이션 중 최고의 작품일 것이다. 매우 웃기면서도 깊이 있는 캐릭터들이 매력적인 작품으로, 주로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지만 평범한 고등학생들이 겪을 만한 고민과 갈등을 현실적으로 잘 담아냈다. 모든 메인 캐릭터들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공감 가는 성장을 겪는다.
두 번째로 시청하면 카구야와 시로가네의 미묘한 태도 변화를 더욱 뚜렷이 알아차릴 수 있다. 회차와 시즌이 진행될수록 두 사람이 점차 성장하며 서로를 향한 사랑도 깊어지는 과정을 더욱 생생히 느끼게 될 것이다. 다시 보면 이전과 다른 관점으로 이들의 관계를 바라볼 수 있고, 작품의 코믹한 요소 역시 훨씬 더 재미있게 다가올 것이다.
2. 나루토 질풍전
- 스튜디오: 피에로(Pierrot)
- 장르: 모험, 판타지, 무협(닌자 액션)
나루토 질풍전은 닌자, 정치, 전쟁으로 얽힌 세계 속에서 마을의 리더인 ‘호카게’가 되기를 꿈꾸는 소년 나루토의 이야기다. 워낙 긴 작품이라 다시 보기에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재시청의 가치가 있다. 방영 당시에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이라면 수많은 필러 에피소드(스토리상 불필요한 에피소드) 때문에 지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재시청을 하면 필러를 건너뛰고 본래의 의도대로 만들어진 나루토 질풍전의 이야기를 훨씬 더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다.
더불어, 재시청을 하면 우치하 이타치 같은 캐릭터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보게 될 것이다. 특히 커다란 반전이 드러나기 전 이타치가 내렸던 모든 결정과 행동의 이면에 숨겨진 진짜 생각과 목적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나루토는 복선과 설정 용어를 시리즈 초반부터 정교하게 뿌려놓기로도 유명하며, 여러 번 재탕해서 감상할 수록 그런 디테일이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1. 헌터 X 헌터
- 스튜디오: 매드하우스(Madhouse)
- 장르: 판타지, 모험, 무협
헌터X헌터는 아버지를 찾고, 그가 자신을 버리고 헌터가 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여행을 떠난 소년 곤의 이야기를 그린다. 곤은 겉보기엔 매우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로 보이지만, 이내 그의 내면에 숨겨진 어두운 면을 깨닫게 된다. 이 어두운 성격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건 키메라 앤트 편부터지만, 사실 그 이전에도 곤의 행동과 태도에 아주 작은 힌트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이러한 미묘한 복선들은 처음 봤을 때는 거의 알아채기 어렵다. 곤이 점차 충격적인 결정을 내리거나, 어린 소년이라면 트라우마로 남을 만한 사건을 겪고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등의 장면을 다시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두 번째 시청에서는 그런 숨겨진 디테일과 곤의 미세한 내적 변화들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