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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R. 톨킨의 거대한 세계관은 판타지 장르에서 가장 정교한 설정을 자랑한다. 반지의 제왕, 호빗, 그리고 프라임 비디오의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까지, 모든 이야기는 중간계(Middle-earth)라는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그러나 톨킨의 작품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세계의 방대한 역사를 알아야 한다. 오랫동안 팬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질문 중 하나는 중간계가 반지의 제왕 세계에서 유일한 대륙인가? 하는 것이다. 의외로, 그 답은 “아니오!”이다.
중간계를 넘어: 아르다의 넓은 세계
중간계 외의 다른 대륙들에 대한 정보는 톨킨의 다양한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의 작품 곳곳에는 우리가 익숙한 세계 바깥에 존재하는 지역들에 대한 언급이 등장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많지 않다. 그러나 실마릴리온을 보면, 톨킨은 중간계를 넘어선 지역들—아만(Aman)과 동쪽 및 남쪽의 미지의 땅들—을 묘사하며 그의 세계관을 더욱 확장한다.
아르다(Arda): 톨킨 신화의 거대한 세계
중간계는 사실 아르다(Arda)라는 더 거대한 세계의 일부일 뿐이다. 톨킨의 모든 이야기는 이 아르다라는 세계 안에서 펼쳐진다. 아르다는 최고신 에루 일루바타르(Eru Ilúvatar)에 의해 창조되었으며, 그를 섬기는 신적 존재인 아이누르(Ainur)에 의해 형성되고 다듬어졌다.
처음 아르다는 평평한 세계로 구상되었으며, 광대한 대양으로 둘러싸인 여러 개의 대륙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주요 대륙으로는 우리가 잘 아는 중간계, 서쪽의 아만, 그리고 동쪽과 남쪽의 알려지지 않은 지역들이 있었다.
실마릴리온에 따르면, 강력한 아이누르 중에서도 아르다를 다스리기 위해 이 세계로 들어온 발라(Valar)는 여러 지역을 다스렸으며, 결국 서쪽 대륙 아만에 정착했다. 이들은 아르다 곳곳을 형성하며 중간계의 광대한 숲부터 신비로운 불사의 땅(Undying Lands)의 아름다움까지 창조해냈다. 하지만 최초의 암흑 군주 멜코르(이후 모르고스)가 등장하면서 거대한 파괴가 일어나 아르다는 점차 변화하게 된다.
아만(Aman): 불사의 땅과 발라들의 거처
아만, 또는 축복받은 땅(Blessed Realm), 불사의 땅(Undying Lands)으로도 불리는 이 대륙은 중간계 서쪽, 광대한 바다 벨레가르(Belegaer) 건너편에 위치한다. 이곳은 발라와 그들을 섬기는 마이아르(Maiar, 간달프 같은 존재들), 그리고 선택된 고귀한 엘프들이 거주하는 신성한 땅이었다.
아만 안에는 발라가 거주하는 발리노르(Valinor)가 있었고, 엘프들이 거처로 삼은 엘다마르(Eldamar)라는 해안 지역도 존재했다. 아만은 중간계를 괴롭히는 악의 영향을 받지 않은 순수한 땅이었으며, 초기에는 인간도 이곳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제2시대 말, 누메노르의 몰락 이후, 발라는 이 땅을 물리적인 세계에서 완전히 분리시켰다.
이 사건을 “세계의 굴절(Bending of the World)”이라고 하며, 이때부터 아르다는 더 이상 평평한 세계가 아니라 구형의 세계로 변화했다. 아만은 이제 일반적인 항해로는 도달할 수 없는 곳이 되었으며, 오직 특별한 존재들만이 직선의 길(Straight Road)을 통해 갈 수 있게 되었다. 반지의 제왕의 마지막에서 프로도와 빌보 배긴스가 이 길을 따라 아만으로 떠난 것이 바로 그 예이다.
동부와 남부의 미지의 대륙들
중간계의 동쪽과 남쪽에는 미지의 땅들이 존재하지만, 이에 대한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1) 동쪽의 루운(Rhûn)
중간계 동쪽에는 루운(Rhûn)이라는 거대한 지역이 존재한다. 이곳은 다양한 인간 부족들의 고향이었으며, 일부는 어둠의 세력에 굴복하기도 했다. 반지의 제왕에서는 이스터링(Easterlings)이라 불리는 부족들이 사우론에게 충성을 맹세한 존재들로 등장한다. 그러나 루운 자체는 거의 탐험되지 않았으며, 이곳이 얼마나 광대하고 어떤 문화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2) 남쪽의 하라드(Harad)
중간계 남쪽에는 하라드(Harad)라는 지역이 있었다. 이곳의 주민들은 하라드림(Haradrim)으로 불리며, 제3시대 동안 곤도르와 끊임없는 전쟁을 벌였다. 하라드림 역시 사우론에게 조종당했지만, 이들의 문화와 역사는 깊고 풍부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하라드에는 고도로 발전된 문명과 왕국들이 존재했으나, 중간계의 주요 이야기에서는 주로 전쟁 중 곤도르의 적으로 등장할 뿐이다. 톨킨은 하라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남기지 않았기에, 이곳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벨레리안드(Beleriand): 사라진 대륙
중간계가 주 무대가 되기 이전, 제1시대의 핵심 지역은 벨레리안드(Beleriand)였다. 벨레리안드는 엘프와 모르고스 간의 전투가 벌어진 중심지였으며, 실마릴리온의 주요 이야기 베렌과 루시엔의 전설, 나르고스론드의 몰락 등 이 이곳에서 펼쳐졌다.
그러나 제1시대 말, 분노의 전쟁(War of Wrath)에서 발라가 모르고스를 무너뜨리면서 벨레리안드의 대부분이 바다에 가라앉았다. 현재 남아 있는 벨레리안드의 일부는 린돈(Lindon)이라는 엘프의 땅으로, 제3시대 동안 길갈라드(Gil-galad)의 지배를 받았다.
결론: 톨킨의 세계는 중간계를 넘어선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반지의 제왕과 호빗의 무대인 중간계는 거대한 세계 아르다의 일부일 뿐이다. 아만, 루운, 하라드, 그리고 사라진 벨레리안드까지이 모든 대륙들은 톨킨이 처음부터 구상한 방대한 신화적 세계의 일부였다.
이처럼 톨킨은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정교한 세계관을 창조했고, 이 방대한 설정은 그의 작품을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서는 전설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