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 누메노르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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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 힘의 반지 시리즈는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거대한 예산을 바탕으로 보여줄 것이 매우 많습니다. 중간계(Middle-earth)의 장엄한 풍광과 엘프 도시들은 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만들지만, 시즌 1에서 처음으로 누메노르(Numenor)가 등장하는 장면은 그 모든 것과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합니다.

누메노르 왕국은 지금까지 톨킨의 세계관에서 보아온 그 어떤 곳과도 전혀 다릅니다. 거대한 규모와 높은 수준의 문명을 갖춘 이 섬나라는 군주를 중심으로 통치됩니다. 또한 누메노르인(Numenorians)은 중간계의 다른 인간들과도 구별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 그들과 그들의 왕국에 대해 알아야 할 점이 매우 많습니다.

반지의 제왕 : 누메노르 역사

누메노르 왕국의 창조

누메노르 항구 지역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 TV 시리즈 장면)

누메노르는 발라(Valar)가 제1시대 동안 엘프와 함께 모르고스(Morgoth)에 맞서 싸웠던 인간들에게 내린 선물로서, 중간계와 발리노르(Valinor) 사이에 위치한 섬 왕국입니다. 모르고스가 패배한 뒤, 발라는 이들에게 중간계와 다른 인간들보다도 긴 수명과 지혜를 부여하며 그 공헌을 치하했습니다.

누메노르인의 초대 통치자는 엘론드(Elrond)의 형제 엘로스(Elros)였으며, 그는 스스로 죽을 운명을 택해 누메노르의 초대 국왕이 되었습니다. 엘로스의 지도하에 누메노르 왕국은 번영을 누렸고, 이는 제2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누메노르의 문화와 사람들

엘렌딜, 여왕 미리에일, 알 파라존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 TV 시리즈 장면)

누메노르는 톨킨의 세계관에서 가장 발달된 문명 중 하나로 급속도로 성장해, 갈라드리엘과 핼브란드가 도착하기 전인 제2시대에 황금기를 맞이했습니다. 이들은 여전히 유한한 생명을 지녔지만, 일반 인간과 비교해 매우 긴 수명을 누렸습니다.

그로 인해 누메노르인의 문화는 엘프와 유사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엘프와의 오랜 우정을 통해, 이들은 엘프가 지닌 지식과 기술, 언어, 예술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 섬나라는 문화적으로 풍요로웠으며, 누메노르인들은 수많은 예술을 발전시켜 웅장한 건축물과 빛나는 도시를 건설했습니다.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 TV 시리즈에서 보여지는 누메노르의 위엄은 가히 놀라운 장관입니다.

중간계에서 가장 오래된 엘프 중 한 명인 키르단(Cirdan)은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에서 잠깐 등장했지만, 그는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도 있는 인물입니다.

누메노르인들은 탁월한 항해 기술로도 유명했습니다. 캡틴 엘렌딜의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들은 훌륭한 배를 건조하고 바다를 탐험하면서 중간계 곳곳에 전진 기지를 세웠습니다.

또한 누메노르인들은 톨킨 세계관의 최고 존재인 발라(Valar)를 숭배하였고, 세계의 창조주 에루(Eru)를 경배하기 위해 신성한 장소인 메넬타르마(Meneltarma)를 건설했습니다. 이 신앙심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약해졌지만, 초기 누메노르가 융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누메노르와 사우론

핼브란드(사우론)가 여왕 미리에일과 대화하는 장면

제2시대가 흐르면서 누메노르와 발라, 그리고 엘프 사이의 관계는 점차 악화됩니다. 이는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 TV 시리즈에서도 분명히 드러나는데, 많은 누메노르인들이 엘프에 비판적이 되어 일부는 신앙까지 저버립니다. 그 결과, 누메노르 사회는 발라에게 충성을 지키고 엘프와의 유대 관계를 이어가려는 “신실한 자들”과, 권력과 어둠에 물들어버린 “왕의 사람들”로 분열됩니다.

신실한 자들은 발라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고 엘프와 우호를 이어갔으며, 훗날 중간계에서 곤도르의 지도자가 되는 이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면 왕의 사람들은 아르-파라존(Ar-Pharazon)을 중심으로 권력에 집착하고 어둠에 물들어갔습니다.

아르-파라존이 누메노르의 마지막 왕으로 군림하던 시기, 중간계에서 세력을 되찾은 사우론이 누메노르에 가장 큰 위협이 되었습니다. 엘프들의 요청으로 출정한 아르-파라존은 막강한 군세를 이끌고 사우론과 맞섰고, 사우론은 별다른 저항 없이 항복해 누메노르로 끌려갑니다. 그러나 이는 사우론의 계략이었습니다.

그는 오랜 세월을 들여 아르-파라존과 누메노르인들을 점차 타락시켜, 모르고스를 숭배하는 사원을 짓게 하고 더욱 어둠에 빠지게 만듭니다. 나아가 발리노르를 정복하면 불멸을 얻을 수 있다고 부추겨, 결국 누메노르 왕족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끔 유도합니다.

누메노르의 몰락

퀸 미리에일의 팔란티르(Palantir) 환영 속, 물에 잠기는 누메노르의 장면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 TV 시리즈)

사우론의 교묘한 조종은 누메노르가 겪은 최악의 재앙, 즉 ‘누메노르의 함몰(Drowning of Numenor)’을 초래했습니다. 아르-파라존은 발라의 금기를 어기고 불사의 땅(Undying Lands)을 침공했는데, 이는 극심한 불경행위로 여겨졌습니다.

이에 대해 에루 일루바타르(Eru Iluvatar)가 직접 개입하여 세상의 구조를 바꾸고, 거대한 홍수로 누메노르를 바닷속에 잠기게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르-파라존과 그의 함대는 모두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TV 시리즈에서 퀸 미리에일이 팔란티르를 통해 본 환영은, 아직 닥치지 않은 누메노르의 파멸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당시 누메노르에 있던 사우론도 이 파멸에 휩쓸려 신체를 잃게 되었으나, 초반부에서 아다르(Adar)가 그의 육신을 파괴했을 때처럼 영적 존재로 살아남았습니다. 이후 중간계로 돌아가 제3시대에 걸쳐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위협이 되었지만, 더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신을 꾸며 속임수를 쓰는 일은 불가능해졌습니다.

누메노르인들의 중간계 이주

홍수에서 살아남은 엘렌딜과 아들 이실두르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 TV 시리즈)

사우론의 타락에 완전히 물들지 않은 누메노르인들도 있었습니다. ‘신실한 자들’로 불리는 이들 가운데 엘렌딜(Elendil)과 그의 아들 이실두르(Isildur)는 누메노르가 침몰하기 전에 미리 대피하여, 발라의 은혜로 파멸을 면하고 배를 타고 중간계로 향했습니다.

중간계에 도착한 엘렌딜과 그의 아들들은 북쪽에 아르노르(Arnor), 남쪽에 곤도르(Gondor)를 세웠습니다. 이는 누메노르 문화의 마지막 흔적이 되었으며, 엘렌딜의 왕가 계보는 제3시대 아라고른(Aragorn)을 통해 곤도르 왕위의 귀환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들은 둔다인(Dúnedain)이라 불리며, 사우론에 맞서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엘렌딜은 엘프 왕 길갈라드(Gil-galad)와 함께 인간과 엘프가 힘을 합친 ‘마지막 동맹(Last Alliance of Elves and Men)’을 이끌어 사우론과 대규모 전쟁을 벌였고, 이실두르가 사우론의 손에서 ‘유일반지(One Ring)’를 잘라내는 데 성공하여 일시적인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엘렌딜과 길갈라드는 그 전투에서 목숨을 잃었고, 사우론은 잠시 힘을 잃었다가 다시 부활해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 영화 시작 시점까지 위협을 이어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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